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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뎀슨]아침식사

쿠온'u'* 2016. 8. 1. 11:22

 솟느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y//y

인데 사실 별 내용이 없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뎀 비중도 적고... 죄송해요...

 

공백제외 4,061 공백포함 5,301

 

 불쾌한 새벽이었다. 크라임앨리 주변을 주축으로 활동하는 레드후드는 다른 자경단들보다도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데다 예민한 탓에 쉽게 잠들지 못하기 때문에 잠이 드는 시간이 늦었다. 아침이라고는하지만 레드후드, 제이슨 토드에게는 아직도 이른 새벽이었다. 겨우 선잠에 든지가 언제인데, 세이프 하우스 문앞에 선 이 덕분에 잠에서 깨어나야 했다. 시답잖은 일이라는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주리라. 이를 갈며 문을 여니, 사복차림의 딕 그레이슨-여전히 그의 의상 센스는 좀 끔직했다-과 그 옆에 불만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리고서 팔짱을 낀 채 서있는 데미안 웨인. 둘이 나란히 서있는 것이 그리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었지만, 새벽부터 남의 집 앞에 서있을 조합은 아니었다, 딕 그레이슨이라면 또 모를까.

"tt."

 고매하신 데미안 웨인께서는 제이슨과 눈이 마주치자 혀를 차며 시선을 피해버렸고, 저의 막내 동생이 저러는 것이 하루이틀이 아니었기에 제이슨도 시선을 돌려 딕을 바라보았다. 물론 그를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을 잊진 않았다. 미안해, 제이. 자고 있었어? 딕이 미안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물었고, 제이슨이 안전장치를 풀며 말했다. 알면, 죽어. 그대로 방아쇠를 당기려는 제이슨을 딕이 기겁해서 막아섰다. 잠깐, 잠깐만 제이! 다 사정이 있어서라니까? 그게 내 알바야? 제이슨이 코웃음 쳤지만 제 손을 잡아버린 딕의 손을 뿌리치진 못했다. 여전히 딕 그레이슨은, 저보다도 실력이 빼어났다. tt. 제이슨이 가볍게 혀를 차자 그것이 항복의 의미라는 것을 깨달은 딕이 잡은 제이슨의 손을 내려 놓았다.

 "우선, 들어가지 않을래? 밖은 좀… 덥거든"

 확실히 바깥의 날씨는 바깥의 날씨는 뜨거웠다. 햇살이 뜨거운 것이 마치 한 낮 같기도 했다. 제이슨이 한숨을 내쉬며 몸을 틀어, 집안으로 들였다. 제이슨에게 쩔쩔매던 딕도 그렇고, 뒤에서 방관만하던 데미안도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었다. 문을 닫고 들어서자 선선한 바람이 제이슨의 이마를 스쳤다. 짧은 시간동안 밖에 있던 제이슨에게도 벌써 땀이 났던지 시원해짐을 느끼며 들어가자, 벌써 냉장고 문을 열고서 뒤적거리던 딕이 보였다. 아주 제 집처럼 구는구만?

"제이, 쥬스마셔도 돼?"

 "…맘대로해."

 딕의 말에 적당히 대답하며 욕실로 들어갔다. 좀전보다 말쑥해진 얼굴로 나오자, 빈 유리컵 두 잔이 보였다. 유리컵 밑부분에 한두방울 정도 남아있는 노란색 액체를 보며, 그들이 상당히 더웠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게 제 알바는 아니었다. 식탄의 빈 의자가 걸터 앉으며 용건을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데. 제이슨의 질문에 딕이 어색하게 웃었다. 저건 분명이 곤란한 부탁을 하기전에 나오는 딕의 버릇이었다. Umm, 그게 말이야.

"데미안을 맡아 줄 수 없을까?"

 제이슨은 제 귀가 잘못됬는 건가 의심을 했다. 누구를 맡아달라고? 그 데미안 웨인을 맡으라니. 제이슨이 그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데미안 웨인은 매우 협조성이 낮은 편이었다. 그나마 그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것이 그의 친부인 브루스 웨인과 리처드 그레이슨인데. 그런 그를 저한테 맡기겠다고? 이게 무슨 헛소린가 싶어 눈썹을 찡그리니 딕이 서둘러 사족을 붙였다.

 "물론 널 번거롭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출근해야하기도 하고 팀이랑은… 알잖아."

"그래서 나한테 이 꼬맹일 맡기겠다고? 내가 왜 그래야하는데?"

"제이~, 좀 부탁할게. 너 말곤 부탁할 사람도 없단 말이야."

응? 응? 부탁 좀 할게. 제이슨의 손을 양손으로 꼭 붙잡고 딕이 올망졸망한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저리치워, 징그럽게! 제이슨이 기겁하며 털어내려 했지만. 딕은 그의 손을 쉽게 놔주지 않았다. 끈질긴놈. 그리고 제이슨은 이 손을 놓게 만드는 말을 알고 있었다. 물론 고집이라면 제이슨도 못지않게 있었으나, 가뜩이나 높은 체온에 사람의 온기까지 더해지니 죽을 맛이었다. 게다가 떼어내려 이리저리 애를 먹다보니 제 아무리 시원한 실내도 덥게 느껴졌다. 망할놈. 제이슨은 한번더 딕을 향해 욕지기를 내뱉은 뒤 소리쳤다.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제이슨의 대답에 딕의 손이 마법처럼 떨어졌다. 분명 같이 실랑일 벌였을 텐데 지친 기색 없이 딕이 산뜻하게 웃었다. 그럼 부탁할게, 제이. 아참, 하는 김에 아침도 챙겨주길 바라. 내가 챙겨주긴 했는데 전혀 입을 데지 않지 뭐야. 그럼 부탁할게? 속사포처럼 나오는 딕의 말에 제이슨이 눈을 깜박였다. 뭐, 야. 잠깐! 그레이슨! 이 망할 새끼야! 제이슨이 이해하고 소리칠 즈음에 그는 이미 문 닫고 나가버렸다. 씨X, 언젠가 저 대갈통에 총말을 박아주겠어. 제이슨이 내뺀 딕을 욕하고 있을 때, 데미안이 의자에서 내렸다. 제이슨이 돌봐줄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는지-정확히는 그 본인이 돌봐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슬슬 털어 웨인저로 돌아가려 했다.

"어딜가려고? 거기 앉아 있어."

 제이슨이 데미안의 어깨를 가볍게 눌러 자리에 앉혔다. 데미안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얼굴을 짱그렸으나. 제이슨이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너 아침 안먹었다며, 보나마나 그레이슨놈이 씨리얼 말아줬겠지. 그놈의 씨리얼! 뒤에는 살짝 이를 가는 것으로 보아, 그도 그것으로 쌍인 것이 많아 보였다. 네가 웨인저로 돌아가는 건 상관없지만, 적어도 아침은 먹고 가라고. 그렇게 말하며 제이슨이 벽에 걸려있던 앞치라를 꺼내 들었다. 가슴에 박쥐마크만 그려진, 무난한 디자인의 붉은 앞치마. 어지간히 빨간색을 좋아하는 군. 제이슨의 세이프 하우스는 생각보다 붉은색 물건들이 많았다. 심지어 활동명조차도 '레드'후드가 아닌가.

 뭐 본인이 차려준다고 했으니 데미안은 기대하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다. 형편없는 요리를 한다면 그를 한가득 씹어줄 생각으로, 데미안은 팔짱을 끼고서 제이슨의 모습을 관찰했다. 제이슨이 사용하는 앞치마는 목과 허리부분에 각각 매듭을 지어야하는 디자인으로 제이슨이 익숙하게 리본을 묶었다. 앙증맞게 리본을 묶고서 냉장고를 들여다보는 제이슨은 꽤나 익숙해보였다. 토드와 주방이라니. 생각지도 못했고 그다지 어울리지도 않은 조합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조금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내 그는 혼자 자취한다는 것을 떠올렸지만, 마찬가지로 자취하면서도 씨리얼과 레토르트로 연명하는 또 다른 사람을 떠올리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그저 제이슨이 요리하는 취미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메뉴 선정을 끝냈는지 양손 가득히 재료를 꺼냈다. 자유롭지 못한 팔 대신 등으로 냉장실을 밀어 닫은 제이슨이 싱크대를 향해 걸어갔다. 손을 씻은 후 야채를 씻었고, 흙이 묻은 자신의 손을 한번더 깨끗히 씼었다. 도마를 꺼내 야채를 쓰는 폼에 썩 숙련되어 보였다. 데미안은 제이슨의 뒷모습을 보았다 저도 덥긴더운지. 반팔에 반바지차림이었다. 성의없어보이는 패션이었으나 그레이슨보다는 나았기에 그나마 합격점을 줄만했다.

 그보다도 문제는 시선이 향하는 곳에었다. 훤히 들어나는 뒷 목이라던가, 반바지 아래로 들어난 그의 다리라던가. 데미안은 그것을 자각하는 순간 고개를 휘휘저었다. 그리고 의식적으로 사선을 다른 곳에 두었다. 요리를 하고 있는 제이슨의 손이었는데. 자경단을 하고 있는 만큼 투박하지만 가늘고 흰 손이 눈에 들어왔다. 송송 써는 가벼운 울림과 손길은 알프레드와 닮았기도 했다. 그 사이 야채 손질을 다 끝낸 제이슨이 썰어놓은 야채를 그릇에 옮겨 닮았다. 그리고 꺼내 놓은 즉석밥을 들었다가 문득 데미안을 쳐다보았다. 턱을 괴어 대놓고 쳐다보고 있던 데미안과 눈이 마주쳤고 데미안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느라 더욱 퉁명스런 말투가 튀어나갔다. 

"왜, 뭐."

"별로."

 제이슨은 데미안의 반응에 개의치 않은 듯 즉석밥을 내려놓고 냉비와 닮은 것-제이슨은 그것이 압력밥솥이라 했다-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데미안에게 시선을 주며 말했다. 좀 걸릴테니 뭐라도 보던가. 아까 그건 안쓰고? 제이슨의 말에 데미안이 물었다. 제이슨이 들고 있던 것, 데미안도 그건 알고 있었다. 전자렌지로 대우면 금방 먹을 수 있는 즉석밥이었다. 제이슨이 그것을 원래 있던 자리로 내려놓고 쌀을 씻었다.

"넌 안좋아할거 같아서."

 별로 차이는 없다고 하고, 나도 잘 모르겠긴한데. 넌 다를거 아냐. 제이슨의 무심한 말투에 데미안이 대답했다. 뭐 그렇긴하지. 먹는 것 만으로 재료를 모두 알수 있을정도의 미각 수준은 아니었지만 귀하게 자란 덕분에 입맛이 고급인 데미안의 성에차는 음식을 찾기엔 좀 어려웠다. 알프레드의 음식을 먹기까지도 오랜기간이 걸렸으니. 납득이가는 이유이긴 했다. 그리고 썩 괜찮은 기분이었다. 제이슨의 말대로 밥을 새로 해야했기에 꽤 시간이 걸렸지만. 데미안은 책이나 tv를 시청하는 대신 제이슨을 쳐다보았다. 쌀이 익는 동안에도 그는 바지런히 움직였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것이 미안했는지 뭔가 더 준비하는 모양이었는데, 중간에 내가 왜 아침부터-…라는 투덜거림도 들렸다. 열심히 준비하는 중에 투덜거림이라 그다지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익은 밥을 주걱으로 휘젓고 일부를 덜어 식히는 동안, 제이슨이 야채를 볶았다. 밥을 했을 때부터 생각하긴 했지만 볶음밥인듯 했다. 야채를 볶고 식은 밥을 넣어 볶았다. 어느정도 익자,  간을 하고 맛을 보았다. 원하는 맛이 나왔는지 자그맣게 미소짓은 제이슨을 데미안은 또한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퍽 딕이 가끔씩보는 드라마에 나오는 아내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그릇에 옮겨 담고 모양을 잡은 후, 계란 프라이를 올려놓았다. 그럴듯한 모양에 뿌듯한 표정을 짓던 제이슨은 금방 표정을 갈무리하고 데미안의 앞에 내려 놓았다. 먹어. 데미안은 눈을 굴려 자기 앞에 놓여진 숟가락과 음식을, 그리고 맞은편의 빈 자리를 보았다. 데미안은 숟가락을 드는 대신 제이슨을 향해 뭃었다. 너는? 제이슨은 의외의 질문이었는지 데미안을 쳐다보았고, 데미안은 평소에 즐겨하던 미소-본인이 생각하기에-를 지으며 말했다.

"설마 날 혼자 먹이려 한건 아니겠지, 토드?"

 이게 어떨줄 알고 내가 먹어? 데미안의 말에 제이슨이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하면서 제 몫을 만들긴 했었기에 제이슨은 말없이 그릇에 담아 데미안의 맞은 편에 앉았다. 그제야 데미안은 만족스러운지 솓가락을 들어 볶음밥을 먹었다. 천천히 씹고 있던 와중, 숟가락을 든채로 가만히 저를 지켜보고 있는 제이슨을 발견했다, 아마 자신의 맛 평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데미안은 일부러 더욱 천천히 씹어 삼킨 후, 말했다. 

"나쁘진 않군. "

"-거참, 입맛 까다로운 도련님일세."

 데미안의 입에서 나쁘않다는 말이, 그의 입장에선 칭찬이란 것을 알기에 제이슨 또한 웃음을 터트리며 응수했다. 좋아, 토드. 점심도 이런 식으로 정성을 들이도록. …하? 여기 있으려고? 그레이슨이 부탁한건 그레이슨이 퇴근해서 데리러 올 때까지 일텐데? 아니면 그정도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건가? 데미안의 빈정거림에 제이슨이 왈칵 인상을 찌푸렸다.

"좋아, 좋다고. 양 껏 있다가도록해. 고매하신 웨인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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